[주식은 저축이다-美 투자가의 재테크 일기 ]“단기수익률엔 신경 안써요”

미국 볼티모어에 사는 주부 안나 데슬러(45)는 스스로를 적립식 투자의 이점을 크게 누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주식이나 채권 등을 잘 아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펀드투자를 통해 연간 7%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안나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접하게 된 것은 지난 89년 모 대기업에 입사하면서부터다. ‘노후대비용 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주위의 권유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있는 개인연금에 가입한 것이다. 투자금액은 1년에 2000달러로 설정했다.

◇채권형에서 수익률 저조=당시 안나는 자신의 명의로 된 연금통장을 스스로 관리하면서 투자수단과 투자비율에 대해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전성을 고려해 채권에만 투자하는 채권형 뮤추얼펀드에 돈을 모두 맡겼다.

“남들을 따라 무턱대고 주식형에 투자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식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구요. 그런데 친구가 채권형은 손해볼 가능성이 거의 없고 어느 정도의 수익은 보장된다며 강력하게 추천하더군요.” 이후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95년. 안나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해 말 그의 개인연금 계좌에는 1만8000달러가 있었다. 1만4000달러를 부었고 수익은 4000달러가 생긴 것이다. 누적수익률이 28.57%였다.

이때 안나의 파이낸셜플래너(FP)가 주식편입비율이 90%에 달하는 주식성장형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리스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립식이어서 우려하는 만큼 크지 않고 수익률은 채권형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었다. 그는 선뜻 ‘OK’ 사인을 냈다.

“채권형의 수익률이 예상밖으로 낮았어요. 주위에서 주식형으로 재미를 봤다는 사람도 여럿 있었구요. 그래서 모험을 결심을 했죠. 어차피 20년은 더 굴려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주식형으로 평가액 급등=그리고 4년여가 지난 2000년 4월. 안나는 최고의 해를 맞았다. 정보기술(IT)주들이 급성장과 함께 그의 개인연금 잔고도 엄청나게 늘어난 것. 당시 그의 평가액은 5만9250달러로 지난 96년 이후 127.88%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지수가 110.94% 상승한 것과 비교해도 15%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안나는 이번에는 주식과 채권의 편입비율이 60대 40인 혼합형 펀드로 바꿨다.

“주식편입 비중이 너무 높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주가가 오를 만큼 올라왔다는 얘기들도 많았죠. 무엇보다 마흔을 넘어서니까 겁이 좀 나긴 나더라구요. 그래도 여전히 주식편입비율이 60%는 되니까 아주 겁쟁이는 아닌 셈이죠.” 올 11월 현재 안나의 개인연금 잔고는 6만4810달러. 최근 혼합형 전환 이후 몇년 동안은 적립금의 추가납입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오히려 6%가량 줄었다. 다우존스지수의 하락폭(8.19%)과 비숫한 수준이다. 그러나 실망하는 기색은 없다. 만기가 59.5세로 아직 15년 가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수익률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아니 워낙 장기여서 신경쓸 수조차 없어요. 남은 시간이 많아 ‘그동안 주가가 올라가지 않을까’하고 기대할 뿐이죠. 여기(미국)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을 해요.” 안나는 내년부터는 적립금을 더 붓지 않을 예정이다. 아울러 주식편입비율이 보다 낮은 펀드로 바꿔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돈의 씀씀이를 늘려 인생을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고 해요. 여행도 다니고 쇼핑도 즐기면서 말이죠. 노후대비는 이 정도면 적당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이 늘어나고 있어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재투자로 수익 극대화=안나는 지난 95년 회사를 그만두면서 소량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노후를 위한 또 하나의 주머니를 만들었다.

이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분기별로 200달러씩, 연간 800달러 수준. 그는 이 배당금으로 다시 이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S&P)500에 포함될 정도로 우량한 회사여서 주식수 증가에 따른 배당금을 노릴 수도 있고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이 훌륭한 투자재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안나는 수익률과 자본이득 양쪽에서 상당한 수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정작 현재 주식수가 얼마인지, 평가액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끝까지 “밝히기 힘들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 [email protected]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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